룸비니에 도착했던날은 대성석가사에서 템플스테이를 등록하고 짐 풀고 그러다보니 벌써 밤이 되어버려서 폰 좀 만지다가 그냥 잠들었다. 고요한 새벽, 본관에서 울리는 종소리와 인기척에 잠을 깼다. 그리고 다시 더 잤다... 부처님들이 노하리라.
달밧같은 아침밥을 먹고 더 뒹굴거리다가 심심해져서 성지 구역도 좀 둘러보고 바깥의 마을에도 가 보기로 했다. 들어오는데도 걸어서 한시간이 걸렸는데 우리는 뭐 급한 게 없었기에 그냥 살방살방 산책 겸 나가보았다. 우기때만 흐를 듯한 엄청나게 더러운 물길을 따라 양 옆으로 길이 나 있었고, 우리는 그 길을 걸었다. 거대한 다리와 툭툭이 호객꾼들과 거지들, 광견병 걸린 개떼, 가끔 몇마리의 원숭이가 우리를 맞이했다. 1
물길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다리
죠스의 도복(?)이 참 잘 어울렸다
새끼를 데리고 있으면 비교적 조용한 원숭이들.
광견병+피부병 걸린 개들.. 근처에 가기만 해도 썩은내가 진동한다
약 한시간을 걸어서 나가니 성지 밖 마을에 도착했다. 대성석가사 내부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딱딱 밥이 나오기 때문에 식욕이 왕성했던 우리는 군것질거리를 사야만 했다. 우리가 주로 먹은 과자는 RAY라는 이름의 감자칩계열 과자였는데, 이게 기가 막힌게 십수가지 맛이 있다.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감자맛, 바베큐맛, 치즈맛.. 뭐 이런걸 떠나서 김맛, 와사비맛, 심지어는 오이맛(!)도 있었다. 여러가지를 다 도전해봤는데 그냥 무난한 맛이 최고다. 적당히 구멍가게같은 슈퍼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고르고 나왔다.
성지 입구 주변에서 볼 수 있었던 나름 큰 슈퍼
우측 나무에 걸려있는 레이들
한국 과자들도 보였는데 여기서는 수입과자니까 너무너무 비쌌다
여기도 수입과자.
술술술
형이 왜 여기서 나와?
군것질거리를 잔뜩 사서 다시 성지 내부를 둘러보면서 오기로 했다. 나올때랑은 다른 코스로 걸어왔는데, 성지 내의 각 국가별로 절들의 설명이 있었고, 한국어로 된 석판도 있었다.
역사공부
성지 내부였지만 약간의 외곽쪽엔 시장분위기의 노점상들도 있었다. 딱히 살만한 것은 없었고 그냥 눈구경만 하다가 지나왔다.
휑~하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다시 대성석가사로 돌아와서 영화를 몇 편 보고 저녁밥 먹고 뒹굴대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여행 중 가장 잉여스러운 기간 중 첫날일 뿐이었다. 출국편 날짜는 아직 5일 이상 남은 상태. 얼마나 더 쿰척댈 수 있을까..
- 인력자전거. 가격이 답도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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