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필리핀은 기억이 좀 희미하다. 갑자기 추가된 코스였기에 그날그날 일정 잡기가 상당히 빠듯했고, 스쿠버다이빙 라이센스 과정을 하느라 사진이나 일기 등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억나는대로 기록해보자면.. 일단 기억나는건 필리핀까지 날아오면서 날짜가 바뀌었는데 이날이 4학년 1학기 수강신청날이었다는걸 남중국해 상공 8천미터에서 깨달았다는 사실. 부랴부랴 기억을 더듬어서 수강신청 과목을 준비해두고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마닐라 공항에서 공항와이파이로 수강신청을 했다. 신기하게도 한국의 LTE로도 잘 안됐던 수강신청을 공항프리와이파이로 대략 성공했다. 아마 마닐라에서 수강신청한 놈팽이 4학년은 내가 최초이자 최후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아침의 해프닝을 끝내고 다이빙을 하기로 한 세부로 넘어갔다. 우리의 목적지는 세부 보홀의 발리카삭과 알로나비치라는 곳. 스쿠버다이빙 라이센스를 짧은 교육날짜, 비교적 싼 교육비, 프리다이빙 하기 좋은 지역 등 여러가지를 따져본 결과 나름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있었다. 시티에서도 택시를 타고 한참 들어가서 도착한 곳이었는데, 인상 좋은 한인사장님이 운영하고 있는 다이빙샵이었다.
보통 사람이 바글바글하다던데 우리가 갔을 땐 한살 연상의 한국인 누님 두분과 일본인 몇명이 전부였다. 죠스는 오픈워터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어드밴스드까지 따기로 했고, 환이와 나는 어차피 하러 온 거 같은 코스로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어드밴스드를 한번에 따기로 했다. 원래 이렇게는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야매로 딴 듯 하다. 샵에는 완전 귀여운 골든리트리버와 그냥 멍뭉이가 있었고, 녀석들과 놀면서 어드밴스드 과정을 시작했다.
너무 귀엽지 아니한가
라이센스 취득까지 총 3일(!)만에 땄고 그 3일째에 바로 실제 다이빙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사장님이 몸이 안 좋아서 몇 개 과정을 생략한 것 같기도 하다. 감압조절, 장비운용 등 진짜 필수적인것만 배웠고 헤엄은 알아서 치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
허리까지 오는 깊이의 앞바다에서 장비운용 등의 간단한 첫날 교육을 마치고 세부로 돌아갔다. 뭘 하고 놀까 하다가 아얄라몰 구경을 가기로 했다. 이때 스콜이 좀 내렸었고,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었는데 몰 내부는 너무 시원하고 먹거리도 놀거리도 많아서 좋았다.
본죽 로고로 봤는데 본촌이다. 이 무슨 끔찍한 혼종인가 싶어 검색해봤는데 알고 보니 국내에만 없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랜다. 물론 먹어 보진 않았다.
오락실이 있길래 들어가봤다. 동전을 넣는 방식이 아니라 페소로 전용 티켓이나 코인을 사고 그걸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인형뽑기에 인형은 없고 뭔가 다른 게 있길래 해 봤는데 코인 한장으로 티켓 수십장 뭉치를 뽑아버렸다. 초심자의 행운이 적용되었나 보다. 그걸로 음료수와 굿즈 등으로 교환이 가능했다.
동남아식 일식집(?). 맛은 그냥 쏘쏘.
재치있는 작명센스로 눈길을 끌었던 디저트샵. 유아쏘치지.. 킹콩.. 베리베리베리..... 그래서 사먹어봤다. 가격은 3~4000원 수준. 1
으아... 너무 달고 맛있었다. 지금 이거 쓰면서 출출해지고 있다. 셀프 위테러.
그렇게 놀다 보니 어느덧 순식간에 날이 어두워졌고, 적당히 먹을거리를 사 들고 숙소로 돌아가서 잠을 청했다. 아무래도 다이빙 교육의 영향이 있나보다. 몸이 평소보다 더 피곤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 당시 환율 적용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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