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꼬 수린으로 가는 날이다. 수린 섬은 죠스와 환이가 2010년에 가 본 적이 있어서 죠스가 추천한 코스다. 때묻지 않은 자연이 있으며 바닷속엔 산호가 많이 발달되어 있어서 스노쿨링하기에 제격이라고 했다. 그치만 몇년만에 가는거라 사람들에게 비교적 많이 알려졌고, 그러다 보니 훼손된게 많을 거라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나에겐 처음이니까 뭐든 좋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수린으로 가는 배편을 예약했다. 동양인은 하나도 없었으며 전부 백인들이었다.
사비나투어 프론트
사비나투어 명함
배편을 기다리는 사람들
우리가 배편을 예약한 곳은 사비나투어라는 곳인데, 프론트에 친절하게 한국어로도 설명이 되어 있었다. 수린 섬 내에 있는 투어와 연결되어있는 것 같았다. 등록 절차를 마치고 배 출발 시각을 기다렸다. 얼마 안 가 수린섬으로 들어가는 배가 나타났고, 배에 탑승해 바다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시원하게 파도를 가른다
관광객 중 동양인은 우리 넷 뿐..
얼마나 달렸을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수평선 너머로부터 수린섬이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그냥 파랗던 바닷물이 얕아져서 에메랄드빛으로 바뀌어 있었고, 크고 작은 섬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 제트보트에서 통통배로 갈아타고 조금 더 들어가니 섬 입구 해변에 도착했다.
수린섬 앞에서 통통배로 갈아타기
수린섬 입구 해변가
수린섬에 상륙하다보니 맹그로브가 많이 보였다. 맹그로브는 얕은 물 밑 진흙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수생식물인데 그냥 책이나 영화에서 봤던,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생물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했다. 나중에 직접 보게 됐지만 가이드가 맹그로브 뿌리 사이에는 새끼상어가 많으니 걸어올라갈때 조금 조심하라고 했다.
수린섬은 메인 캠핑장 외엔 전기도 없고, 그래서 와이파이도 당연히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왔지만, 막상 섬의 모습을 보니 인터넷은 생각도 나질 않았다. 가이드를 따라 10분정도 산길을 올라가니 메인 캠핑 구역이 나왔다. 메인 프론트 옆에 텐트들이 잔뜩 셋팅되어 있었고, 우리도 텐트를 2개 배정받았다. 앞으로 10초만 걸어 나가면 바로 해변가 모래사장인 위치였다.
아직 한 끼도 먹지 않은 상태라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다. 프론트의 식당에 있는 메뉴를 보니 그렇게 다양한 종류는 아니었지만 우리는 6일동안 머무르기로 했었고 또 음식을 그닥 가리지 않는 편이었기에 충분했다. 가격대는 메뉴당 50~70바트정도. 원화로 2천원도 하지 않는 가격. 질 좋은 야채와 해산물, 맛있는 밥들..
오징어새우라이스. 이게 60밧인가 그랬다.
배정받은 텐트에서 바라본 풍경.
배불리 밥을 먹고 텐트에서 좀 쉬다가 오후파트 스노쿨링을 하러 가기로 했다. 통통배를 타고 각 포인트로 가서 알아서들 노는 것. 난 스노쿨링을 한번도 해 보질 않아서 배워가면서 하기로 했다. 섬 앞 해변가는 물이 무릎까지도 오질 않는 얕은 곳이라 통통배를 타려면 조금 걸어서 나가야 했다.
통통배 타러 가기
그저 기분 좋다
한 줄에 세명이 앉으면 가득 차는 자그마한 통통배
일단 물에 적응을 좀 하고..
포인트에 도착해서 스노쿨링을 시작했는데, 수심은 3~5미터정도였다. 한번 잠수해서 들어가서 바닥을 구경하기 좋은 깊이였다. 하지만 스노쿨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파도가 그나마 잔잔해서 다행이지, 어쩌다 약간만 높은 파도가 치면 숨구멍으로 바닷물을 마시기 일쑤였다. 그래도 금방 적응하고 바닷속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별명부터 남다른 물쟁이 죠스가 몇번 잠수하더니 니모가 있다며 밑을 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잠수를 몇번 시도한 끝에 니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본 그 니모랑 똑같이 생겨서 신기했다. 1
수면에서 발악하기를 수차례, 마지막부분에서 니모를 볼 수 있었다. 귀여워..
죠스의 말에 따르면 2010년도에 왔을때보다 산호가 엄청 많이 죽어있다고 했다. 실제로 내가 상상한 산호는 좀 더 알록달록하고 화사한 느낌이었는데 직접 보니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즐거웠고 눈호강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확실히 물질을 하니 금방 배가 고파졌다. 스노쿨링 타임이 끝나고 다시 섬으로 돌아와서 쉬다가 이른 저녁밥을 먹었다. 네팔에서 빼앗긴 로얄샬루트를 대신하여 쿠알라룸푸르 면세점에서 산 제임슨도 마셨다. 프론트가 문 닫을 때까지 샷으로 홀짝홀짝 마시며 티츄를 치며 놀고 텐트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로얄샬루트는 자주 마실 수 있는게 아니라 자주 마시는 제임슨으로 대체..
- 흰동가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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