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숙취 속에서 배고픔을 느끼며 숙소 밖으로 나왔다. 숙소 앞에선 아기염소같이 생긴 멍뭉이가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뭘 먹을까 하다가 다 비슷해보이는 꼬치를 파는 곳 중 인상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판매하는 꼬치집에서 꼬치를 샀다. 덩달아 맥주도 주문했다. 1
기분 좋아 보이는 멍뭉이
방비엥이 왜 꽃보다청춘에까지 나가면서 유명세를 탔는지 알 것 같았다. 맛있는 음식과 맥주가 정말 쌌다. 샌드위치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기본이 1만낍정도, 이것저것 토핑을 추가한 샌드위치는 2만낍정도 했는데 당시 물가로 1만낍이면 1400원 정도였다. 3천원도 안 하는 샌드위치의 퀄리티가 한국에서 서브웨이를 들어가서 추가할 수 있는 모든 토핑을 한 샌드위치의 퀄리티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맥주가 물보다 더 싸서 아침에 숙소에서 슬금슬금 기어나와서 물 대신 맥주를 사서 상시 휴대하며 마시곤 했다. 2
뭔가 토핑을 많이 해도 25000낍이 최대. 끽해봐야 3천원이다.
아침밥 대신 꼬치구이에 비어라오!
샌드위치와 더불어 꼬치구이도 엄청 저렴했는데, 한국이었으면 개당 최소 2천원은 했을 퀄리티의 부드러운 닭고기가 양념옷을 입은 꼬치가 2개에 5천낍인가로 기억한다. 아침부터 꼬치와 비어라오로 배를 두둑히 채우고, 후식으로 초콜릿 바나나 팬케이크까지 섭취했다. 아마 이때가 여행 중에 가장 잘 먹었던 때로, 방비엥에서 내장지방이 두둑히 쌓였을 것이다.
방비엥의 여러 꼬치구이를 먹어봤지만 처음 먹었던 집이 제일 좋았다. 그래서 며칠간 머무르는 동안 계속 그 곳 한군데에서만 계속 먹었는데, 판매하는 아주머니 입장에서도 좋았을 것이다. 보통 관광객의 1.7배는 먹어대며 반드시 맥주를 곁들이고 후식으로 로띠나 팬케이크까지 먹어대는 놈팽이 4명이 자신의 가게에 단골로 계속 오다니!
나중엔 다른 곳에서 다른 걸 먹어서 그냥 숙소로 들어가는 길인데도 아주머니가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해 주기도 했다. 더 나중엔 다른 친구놈이 우리 여행의 발자취를 따라 방비엥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네 가게에 가서 죠스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니 알아보면서 서비스를 왕창 줬다고도 했다. 머나먼 타지에서 단골 식당을 만들었을때의 장점이란.
산속의 계곡이란 느낌
빨래를 맡기고 퍼먹고 마시고 돌아다니고 다음날 스케줄 짜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조금 더 돌아다니다 보니 곳곳이 한국어 간판이었다. 그 중에서도 맞춤법에 맞지 않거나 재미있는 간판들이 몇 개 눈에 띄었다. 네팔에서도 본 경우들이랑 비슷했다.
죠스의 한국 옛 아파트 이름이 럭키라 찍어봄
맛있다! (셉 라이라이)
다음날엔 뭘 할까 하다가 나온 계획으론 두가지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블루라군 방문. 꽃보다청춘에서도 나온 걸로 굉장히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두번째로는 튜빙을 하기로 했다. 방비엥의 물줄기 상류까지 지프를 타고 올라가서 거기서부터 튜브에 몸을 띄우고 둥둥 하류까지 떠내려오는 진짜배기 놈팽이짓. 완전 신선놀음이 아닌가.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오르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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