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빙을 하러 가기로 한 날이다. 어김없이 일어나서 단골이 돼버린 샌드위치집에 가서 각종 토핑이 된 샌드위치와 바나나, 과일쉐이크, 팬케이크로 아침을 든든히 먹었다. 다 먹고는 맥주를 하나씩 사들고 튜빙을 하러 가기로 한 업체로 갔다. 지프를 타고 강 상류로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바로 수영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추고 지프를 타고 강 상류로 갔다.
치즈와 바베큐고기가 한데 어우러진 샌드위치
튜빙 출발지점에선 이미 세계의 놈팽이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아침부터 클럽분위기를 연출하며 술을 마시고 있던 양형누나들. 튜빙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다가오더니 귀엽다며 이것 좀 보라고 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 누나의 손을 보니 사마귀가 한 마리 붙어 있었다. 기겁했다. 어딜 봐서 귀엽다는건지..
모기가 메고 있는 방수가방
자칭 귀엽다는 사마귀
사마귀를 구경하고 나서 튜빙 출발 준비를 했다. 이때 태국에서 산 노란색의 방수가방이 하나 있었는데, 막상 스노쿨링할땐 통통배에 짐을 놔두고 스노쿨링을 하면 됐었기에 사용하지 않았던 방수가방이었다. 이 가방은 방비엥에 와서야 진가를 발휘했다. 완전 방수라서 지갑, 핸드폰 등 물에 젖으면 곤란한 물건들을 모조리 넣고 여유롭게 물놀이를 하면 됐다. 아주 짱짱해서 비상시에는 가벼운 공기튜브로 사용도 가능했다. 여행하면서 나왔던 모든 전리품(?)들은 나중에 정산하면서 다 나누었는데, 주로 내기를 통해서 몰아주기를 했다. 이 샛노란 방수가방은 내가 내기를 이겨서 챙겼고, 이후 한국에서 피서를 갈 때 마다 아주 유용하게 사용중이다.
튜빙은 강 상류에서 튜브를 타고 하류까지 수십분을 물에 맡기며 둥둥 떠내려오는 행위(?)이다. 35도를 넘는 더위에 엄청난 땡볕의 자외선, 바람 한 점 없는 무덥고 습한 동남아 라오스의 날씨 속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타고 신선놀음을 하는 것이다.
먼저 출발지점의 펍에서 맥주를 하나씩 사들고 마시면서 둥둥 떠내려간다. 그러다가 맥주가 떨어지면 팔을 높이 들면 된다. 그러면 주변의 강둑에 서 있는 호객꾼들과 눈이 마주치고, 그럼 팔을 든 위치로 밧줄을 던져준다. 그 밧줄을 잡아서 강둑으로 상륙(?)하면 그 호객꾼이 속해있는 펍에서 맥주를 살 수 있다. 물론 상륙한채로 바로 그 펍으로 들어가서 클럽분위기를 한껏 만끽하고 놀면서 나와도 된다. 이게 신선놀음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1
소에게 물을 주던 아이
햇볕 가리기에 제격이었던 챙 넓은 모자
처음 강 상류가 오히려 더 잔잔한 물길이었고, 하류로 내려올수록 물줄기가 거칠어지고 빨라졌다. 신기했다. 상류에서는 마음 편하게 튜브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내려오기만 하면 됐다. 그렇게 수십분을 떠내려온 뒤, 완전히 나른해진채로 숙소 근처 물줄기까지 도착했고 상륙했다. 이 지점쯤에서 현지인 남자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와 다이빙을 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문제는 이녀석들이 모조리 벗고 헤엄을 치고 있었다는 것. 혈기왕성.
나른한 몸을 이끌고 펍에 가서 피자와 맥주로 살살 달래며 다음날에 갈 블루라군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밤은 금방 깊어갔다.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지만 알차게 놈팽이짓을 하고 있는 네명이었다.
- 사실 술마시고 수영하는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짓이고 하면 안 되는 짓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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