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9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 20분. 기상했다.
사실 전날밤에 맥주를 퍼붓지 않았다면 설레서 잠도 안 왔을수도 있다.
어찌됐건 푹 자고 일어났고, 전날 미리 싸 둔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우리들이 고용한 가이드의 이름은 '마두'.
풀네임을 자세히 듣지 못해서 그냥 마두라고 불렀다. 1
마두가 미리 잡아놓은 택시에 타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네팔 입국 당일날 타멜거리로 숙소를 찾아가던 그 밤 이후로 택시는 처음 탔는데, 여전히 난폭한 운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도 그렇고 대구의 심야택시들도 그렇고 정말 화끈한(?) 운전을 하시는데, 네팔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로.
아무튼 다행인 건 터미널이 가까워서 그리 길게 마음을 졸일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터미널에서 버스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네팔리 2가 다가와서 계속 말을 걸더라.
앵벌인줄 알고 피하려다가 좋은 냄새에 불빛을 비춰 보니 빵장수였다.
터미널 장사라 그런지 약간 비싸긴 했지만 잘 먹자고 간 여행인데 안 먹을 순 없었다.
게다가 갓 구운 빵이라 그런지 맛이 정말 좋았다.
밀크티를 곁들여서 몇 조각의 빵을 먹다 보니 버스 출발 시각이 되었다.
네팔에서 처음 타 보는 대형 버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넘어올때 미니버스에서 절벽 지옥의 문턱을 겪었기 때문에 버스에 대해선 좀 걱정했는데, 대형 버스는 나름 괜찮았다.
산길을 통과하며 덜컹거리는 버스와 잘 어울리는 네팔 전통 음악도 나오고 3..
한 두어시간쯤 달렸나?
잠이 솔솔 오려는 찰나 휴게소라며 내리라는 것이었다.
화장실도 잠시 들렀다가 주전부리를 사 먹기도 했다.
의외로 휴식시간은 길었다.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녹색 후드티를 입은 아재가 마두.
왼쪽에 모자 쓴 사람이 마두의 친구이자 우리의 포터 역할을 맡아 준 '쑴'.
정차시간이 길어지고 그래서 포토타임!
보다시피 다같이 닭벼슬 털모자를 계속 쓰고 다녔는데, 지금 이렇게 다시 사진으로 보니 정말 기괴하다. 5
사진찍으며 놀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달렸다.
총 이동시간 4시간만에 어느덧 우리가 트레킹 출발지로 정한 '베시사하르'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축제의 흔적이..
의자에 앉아 있던 마을 아이는 우리를 보더니 엑!!;; 하는 표정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해프닝이 발생했다.
우리랑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한국인 트레커분들이 두 분 계셨는데, 내리자마자 버스 기사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네팔의 버스에서는 짐들을 트렁크에 다 싣지 못하고 버스 외부 천장에 매달아서 묶어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가다가 한국인 아저씨분들의 짐들이 떨어졌다는 황당한 얘기를 하는 버스 기사. 6
화가 단단히 난 아저씨들은 막 어딘가로 전화를 하면서 모습을 감추셨다.
한편으로는 우리 짐이 사라지지 않은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아저씨들이 짐을 무사히 되찾길 바랬다.
일단 트레킹 출발에 앞서 배를 채우기로 했다.
가게 안은 썰렁했다.
확실히 비수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너무 없었다.
덕분에 우리끼리 웃고 떠들고 다 할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
젬베?는 아닌데.. 벽에 뜬금없이 걸려 있었다.
저번에도 그랬고 본격적으로 면식을 하기 시작했다.
아침이나 저녁은 그렇다치고 점심은 보통 면으로 때웠다.
비주얼도 나쁜 편이 아니고 실제로 맛도 괜찮았다.
배가 큰 우리들은 오히려 양이 적어서 아쉬웠을 뿐..
물론 사이드메뉴도 시키구요
순★삭
다 먹고 밖으로 나와 보니 하늘이 더욱 이뻐졌다.
이쁜 마을 풍경을 몹쓸 셀카로 박살내버리기.
아무튼 이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마두가 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전날 신청해놓은 팀스와 퍼밋을 깜빡하고 챙겨오지 못했다는 것.
처음에 우리는 우리가 잘못한 줄 알고 많이 난감해했는데, 알고 보니 가이드측에서 챙겨서 왔어야 하는 경우였다.
마두가 굉장히 미안해하면서 쑴이랑 먼저 출발하라길래 그렇게 하기로 했다.
자신은 다시 포카라로 돌아가서 팀스와 퍼밋을 챙겨온단다.
그럼 왕복 8시간인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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