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는 축제 준비로 분주하고 시끌벅적했다.
우리도 따라 놀고 싶었지만 당장 내일 트레킹을 출발해야 하고 할 일들이 있었기에 그것들을 먼저 체크해봤다.
1. 약 2주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트레킹 일정에 동행할 현지 가이드와 포터 고용하기
2. 팀스와 퍼밋 발급받기
3. 트레킹에 필요한 등산장비 대여 or 구매하기
4. 1~3을 실행하기 위해서 죠스의 호주달러를 네팔루피로 환전하기
근데, 배가 너무 불렀기에 일단 좀 걷자는 데 만장일치의 의견이 나왔다.
말보다는 소가 먼저 생각나는 동네인데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 내가 말을 한번도 타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 부러워졌다(?).
어디로 가볼까? 하다가 바로 근처에 페와 호수가 있는 걸 발견하고 그리로 가 보기로 했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있었던 그 동네가 레이크사이드라고 불리고, 포카라 계곡의 일부분이 페와 호수라고.
우리나라에서 강원도쪽으로 가면 산세가 험하고 볼만하지만, 역시 세계급으로 나오니 차원이 다르다.
특히, 'peak'라고 부를 만한 해발고도 수천미터의 산들이 저 멀리 웅장하게 서 있었다.
호수 주변을 조금 거닐면서 포카라의 현지인들을 구경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포카라 자체가 이미 해발 800m에 해당하는 지점이라고 했다.
페와 호수는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의 설산에서 녹아 내린 물이 호수를 형성했다고 한다.
호수 너머로 멀리 안나푸르나 산맥이 보이고, 호수의 표면에는 해발 6993m의 마차푸차레의 그림자가 비친다.
숙소에서 보이던 하얀색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 피크.
저 정도 높이면 5000미터가 훌쩍 넘을거라고 하더라.
숙소에서 바라본 뒷골목의 전경.
건물을 계속해서 재건축을 하고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듯?
실제로 롯지나 게스트하우스, 호텔 등 숙소들이 다양한 수준의 건물들이 있었다.
당장이라도 무너질듯한 낡은 롯지, 어제 막 완공한듯해서 하얀 페인트가 번쩍번쩍한 호텔 등 가지각색이었다.
그렇게 잠깐 산책한 페와 호수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려 포카라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확실히 축제 시즌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뚜벅이 트레커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히말라야지만, 그만큼 산악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얘기가 된다.
곳곳에 보이는 자전거 대여점에서는 자이언트, 아팔란치아, 트렉, 스페셜라이즈드 등 유명한 자전거 메이커들이 눈에 띄었다.
축제 기간과는 상관없이 학교는 돌아가는 듯 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원래는 샛노란색이였을 터인 셔틀버스 안에서 앳된 학생들이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이국의 거지 아저씨같지만 나도 학생이란다.. 얘들아?
1인당 국민 소득이 700달러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네팔인데 그 안에서도 빈부격차가 분명하게 존재했다.
게다가 이 여행기는 지난 겨울에 다녀온 내용을 서술하고 있는데, 글을 쓰는 시점에는 네팔 대지진이 일어난 뒤다.
지진여파로 피해를 입어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거의 유일하다싶은 수입인 히말라야 트레킹 관광 수입마저도 끊겼다는 것.
한편으로는 지진 전에 다녀온 우리가 다행이기도 하지만, 피해를 입은 네팔 현지인들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싶다.
정말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얼른 복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한 여행사 앞에 트레킹 코스가 간략하게 표시되어있는 지도를 발견했다.
우리가 가야 할 코스들을 한번 쭉 살펴보았다.
거리를 계속 구경하다가, 슬슬 환전을 해야겠다 싶어서 은행을 찾아다녔다.
사설 환전소도 몇 군데 돌아다녀봤지만 환율이 엉망이라 그냥 정석대로 하는 게 낫다 싶어서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을 찾아 들어갔다.
환이가 환전을 환ㄷ.. 한다.
약 2주정도의 일정인 트레킹에다가 하산 후에도 할 일들이 생기겠지만 일단은 트레킹때 쓸 돈만 환전했다.
이제 환전도 했겠다, 등산복과 스틱 등을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은행에 있던 신문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얼굴들이 실려 있었다.
특히 오른쪽의 그 분조차도 반갑게 느껴지는 이곳, 네팔..
그의 고국 대한민국에서 최소 천킬로미터가 넘는 곳, 네팔 포카라.
해외여행 첫경험의 여행 초짜 심째랙스는 은행 문을 나서며 맥없이 외쳤다.
째랙스 : "내가 정말 여행을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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