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하고 싶었던 겨울 내일로 여행 (10/01/06~10/01/11)
- 1월 11일 여섯째 마지막날, 순천~부산~대구
이제 마지막 웨이 부산에 가기 위해 눈을 뜬다. 찜질방에서의 며칠간이 익숙해진터라 이제는 피로도 쉽게 풀고 일찍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8시에 찜질방에서 나오고 순천역으로 다시 가서 부전행 기차 시간을 확인한다. 역시 거의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 막막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가야만 하는데.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편의점 만찬.
이번 여행은 기차여행이었기 때문에 기차 안에서 도시락같은것을 먹을 수도 있었지만, 최대한 돈을 아끼느라 편의점에서 대부분 해결. 한끼만 호화롭게. 기차 안에서 뭘 먹은 기억은 거의 없다. 부전행 9시 7분 출발 기차를 탄다. 넉넉히 잡아 5시간은 걸리는 거리. 후우.. 시간을 때울 만한 건 거의 없고, 그래서..
토끼의 초상화를 그려줬다. 실물과 똑같다. 리얼.
4시간 40분을 달려 드디어 부전역에 도착.
이때 시간은 13시 50분. 배고파 죽을 지경. 해운대 근처로 가서 밀면을 먹기로 했다. 별별맵으로 간단하게 한 곳의 밀면집을 찾고 거기로 갔는데, 재수가 없다. 문이 닫겨있다. 배가 너무 고팠던 터라 그냥 해운대 앞의 국밥골목에서 소고기국밥이나 빨리 먹기로 결정한다.
배고파 미칠 지경임.
사실 간판마다 원조라고 적혀 있어서 어느 집을 들어가야할지 고민했는데, 그냥 얼핏 봐서 사람이 제일 많아 보이는 큰 집에 들어가서 소고기국밥 한그릇을 눈 깜짝할 새에 먹어치워버렸다. 그리곤 언제 봐도 즐거운 해운대의 바다를 보러 갑니다.
드디어 도착!
갈매기들이 오동통한게 아주 귀엽다.
...!?
열심히 달리던 강아지
점프!
친구놈들의 별명을 써주는 중..
이때는 거의 해가 저물어가는 시각이었다. 애시당초 태종대를 다녀 올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정말 애매하게 되어버린 터라, '그냥 하루 먼저 대구로 올라갈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하루 더 보내면 찜질방에서 돈을 쓸 게 뻔하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대구로 올라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냥 하루 일찍 올라가기로 결정한다.
안녕 아디오스 사요나라 바이바이 해운대
그렇게 부산을 떠나고, 대구로 향한다. 피곤하다. 무지.
19시 50분에 동대구역에 도착.
여기가 정말 대구인가 싶기도 하고, 무사히 돌아왔다는것에 긴장이 풀린다. 일단 집에 갔다가 뒷풀이로 술 한잔 하기로 하고 마무리를 한다.
샴푸 600원
편의점만찬 1700원
2% *2 2000원
소고기국밥 3000원
합계 7300원
누적합계 170050원
....
맨 처음에 여행기 출발 전 편에서 여행 비용이 23만원이라고 작성해뒀는데, 왜 여행이 끝난 시점에 17만원밖에 쓰질 않았던 것이더냐. 그건 6일째 아침에 통장에서 7만원을 인출해서 지갑에 채워 놓은 상태였고, 대구 와서 마지막으로 뒷풀이를 가서 써 버렸으니, 결과적으로는 여행 때문에 쓰게 된 돈이니까 여행비용에 23만원이라고 기록한 채로 그대로 남겨 두었다. 우리도 상당히 배고픈 상태로 다녔지만, 하루 한 끼 호화롭게 먹기를 하지 않고 순전히 돌아다니기만 했다면 비용을 훨씬 더 줄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했었다간 여행이 재미가 없어졌을 것이다.
아무튼 나의 첫 내일로 기차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제서야 내일로 발권이 가능한 나이에 발을 내딛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몇 번이고 또 내일로 여행을 다닐 계획이다. 확실히 여러모로 중독성이 있다. 효율성으로나, 재미로나.. 다만, 정말 파격적인 가격이다 보니 열악한 조건으로 몸이 고생할 위험도 있기에 그런 점이 아쉬웠다. 1
첫 여행이라 그런지 조금 무모하게 다닌 것 같기도 하다. 대단한 여행을 해보자는 원래의 취지와는 달리 무모한 여행이 되고 만 것 같다. 그래서인지 출발하기 전에는 7일을 어떻게 다 다니나..싶기도 했지만 막상 여행을 마치고 보니 하루 일찍 끝낸게 너무 아쉽기도 하고, 여행 기간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어떤 면에서는 대단한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다음번 여행에서는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이번 여행에서 가보지 못한 다른 곳을 여행하고 싶다. :)
- 2010.2.6.
....
어디든지 여행하는걸 로망으로 삼고 있는 나의 공식적인 첫 여행이었던 2010년 내일로. 그때 써 놨던 여행후기들을 다시금 다듬어서 써 보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참 무모하기도, 대단하기도 했던 것 같다. 스마트폰이 전혀 없던 시절인데 각지의 맛집과 찜질방 정보, 교통편들을 다 하나하나 물어보거나 정보를 조사하는 발품을 팔아서 다녔던것도 대단하고.. 2015년 지금이라면 얼마나 불편할까. 이때 첫 여행의 설렘과 아쉬움을 가지고 2011년에도 내일로를 또 했었다. 그때 이후로 군 입대를 하고, 한번도 못하고 있긴 하지만, 만 28세까지 확장이 됐기 때문에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았구나. 이렇게 여행기를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나를 보니 다시 떠날 때인가 싶다.
- 201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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