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새해였다. 이런 곳에서 여행중이라 그런지 새해 느낌은 별로 나질 않았다. 그냥 새해 아침이다. 한살 더 먹은 아지야일뿐.. 기지개 한번 쭉 펴고 짐을 챙겼다. 오늘도 열심히 올라가보자!
한살 더 먹은 아지아입니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져서 그런지 눈이 쌓여있는게 조금씩 보였다.
저 좋은 경치를 보고 다들 땅만 보고 걷는다. 군대 행군때도 그랬다. 아무 생각 없이 땅만 보고 걷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고산병 초기증세로 힘들어하는 친구놈들을 불러서 앞을 보라고 외쳤다. 캬! 설산!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저 꼭대기에서부터 물이 쏟아지고 있다. 대단하다..
근데 뭐 조금만 지나니까 다시 산속으로 입성.
또 몹쓸 셀카. 의외로 넷이서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
너도 한 갈퀴 하는구나?
요놈 위험한 녀석이다!
환이가 갑자기 아프다면서 비명을 질렀다. 무슨 일인고 싶어서 가봤더니 이 가시돋힌 풀떼기가 신기하게 생겨서 살짝 만졌댄다. 마두가 그거 독초라면서 영 좋지 않다고 연거푸 말했다. 아니 영 좋지 않으면 그럼 대책을 알려줘야지..ㅋㅋㅋ
마침 타이밍도 그렇고 해서 쉬어가기로 했다. 환이의 손은 못 참을 정도는 아닌데 손가락의 감각이 무뎌지고 지독하게 아프다고 했다. 어이없어서 나오는 그 웃음을 뿜어내며 겁나 아프다고 하는 환이.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다.
다시 출발!
다시 설산이 보였다.
영차영차
영차영차
설산이 자꾸 보이자 마두가 걱정섞인 말을 건넨다. 아직 다음 예정 롯지가 있는 마을인 차메에도 못 왔는데 눈이 이만큼 쌓여있다는건 위쪽 상황이 결코 좋지는 않을거라고 했다. 그렇다고 뭐 지금 당장 올라가지 못할 것은 아니고 해서 계속해서 걷고 또 걸었다.
달밧파워!
중간에 적당히 출출해지자 티망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평소 달밧을 안 먹고 팟타이나 빵종류를 먹던 친구놈들이 오늘은 좀 힘들었는지 다른 바람이 들었는지 네팔리들의 전통음식인 달밧을 먹자고 했다. 달밧은 한국으로 치면 백반정식 같은 그런 느낌인데, 유일하게 리필이 되기 때문에 입맛만 맞으면 아주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다. 먹다 보면 식당 주인이 밥통이나 반찬통을 들고 와서 리필해준다. 잡식성인 우리는 아주 든든하게 잘 먹었다. 1
나중에 포카라에 돌아와서 봤었는데 '달밧 파워' 라고 적힌 티셔츠가 있었다. 밥과 스프, 난, 나물류 등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고 또 리필도 되서 많이 먹어서 그런지 정말 힘이 나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든든히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했다. 2
다시 좀 저지대가 나오고, 한동안 계속 걸었다. 걷는 내내 마두는 계속 설산을 바라보며 적설량 걱정을 했다.
오후 4시쯤에 차메에 도착했고, 거의 동시에 진눈깨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두는 일단 상황을 좀 보자고 했고, 같은 방향으로 가서 길 위나 롯지에서 몇번씩 마주치던 호전적인 스페인팀도 일단은 여기 차메에 멈췄다. 약간 걱정이 끼여서 그런지 나도 고산병 초기증세가 약간씩 오는 듯했다. 두통이 조금 있어서 다이아막스 반알을 먹었다. 과연 제대로 갈 수 있을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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